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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떠나볼까요?- Greece. 아테네 001

Greece 2009. 7. 2. 13:08 posted by 씨에스타

 30대가 된지도 수년이 지나가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힘든 직장생활이지만 집에 돌아갔을 때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자식새끼를 보면 힘이 생기고 행복해진다는

친구들의 말이 반쯤은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고.

아직까지 키덜트로 살아가는 내 자신이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갑자기. 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했을 때.

주위 사람들. 특히 어른들의 걱정과 질책 아닌 질책에

나는 당당하게 자아발견을 외쳤다.


자아발견. 참 거창한 단어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거창한 이유였다기 보다는

그저. 나이 먹어가는 것이 싫어서

시간이 지나면 더욱 용기가 없어질까봐

그래서 

정말 떠나고 싶은데 못떠나게 될까봐

아직 혼자일 때

일단 떠나보자. 이것이 그 때의 심정이었다.


확 때려치고 여행이나 갈까? 라는 생각을 한지 2달여만에

그렇게 난 떠났다...


 

 

그리스. 

여행의 첫 번째 나라.

그리스를 특별히 가고 싶었던 적이 없음에도.

나의 목적지인 터키와 가깝다는 이유로 선택한 나라.


그리스가 이쁜 곳이라는 사실에는 전혀 이견이 없다.

 

단지 나에겐 너무 비싼 나라였고, 그래서 서둘러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 남은 여행을 위해서 더 좋겠다는 생각에

많은 곳을 돌아보지 못하고 떠나가서 아쉬운 곳.


더하기. 첫 번째 나라여서인지 아직 나만의 여행 정체성이 수립되기 전이라.

아주 어정쩡한 여행을 했다.

그래놓고 사람들이 그리스는 어땠냐고 물으면.

별로야. 그냥 그랬어. 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래서 난 그리스에 미안한 감정이 든다.

그리스 물가가 비싸봐야 다른 유럽국가보다 더 비싼 것도 아닌데..


여행.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도 맞는 말이겠지만.

마음을 여는 만큼 느껴진다는 말이 더 와 닿는다.


떠나왔다는 즐거움에 취해있긴 했어도 마음을 열진 않았기 때문에

즐길수없었던 것은 아닐까.


혹시 다시 그리스에 가게 된다면 아마 더 좋은 기억을 쌓고 올 수 있겠지?

하지만 안가본 나라. 가고싶은 나라가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