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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란볼루

Turkey 2009. 4. 27. 22:53 posted by 씨에스타

터키여행의 두번째 여행지인 <샤프란볼루>에 도착했을 때는 한국을 떠나온지 한달쯤 지난 무렵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샤프란볼루에서 며칠을 지난 후에야 난 나에게 맞는 여행이 무엇인지를 깨닳은 것 같다.

유럽과 별 다를게 없었던 이스탄불과는 달리 샤프란볼루는 조그마한 시골마을.

이 곳에서 처음으로 현지인의 집에 초대받았고
처음으로 스스로 뛰어와서 나에게 안기는 아이를 발견했다 ;;;;;
여행온 고등학생들에게 둘러쌓여 사진세례 받는것도 신기하기만 했고...

이집트의 저 유명한 피라미드, 아부심벨을 보는 것도 좋았고, 이스탄불의 아야소피아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합쳐지는 공간을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샤프란볼루에서 말안통하는 현지인과 눈치로 얘기하는 것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그 후의 여행지에서는 건물과 풍경이 아닌 <사람>이 내 여행의 지향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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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중심에 있는 하맘 근처를 서성이는데 누가 불러서 얼떨결에 따라간 곳이
이스마일리아 할아버지의 집.
이스마일리아. 카이로에서 머문 숙소이름과 같아서 머리에 쏙~ 들어오는 이름.
이스마일리아 할아버지의 집은 마을 중심가에 있어
여행자들은 아마 그 앞을 무조건 지나가야 할테고
할아버지는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초대하는 것이 취미인 듯 했다.

여행자들과 같이찍은 사진과 그들에게서 받은 편지들을 하나하나 스크랩한 앨범을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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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에게도 친절하셨지만, 그 때 할아버지 집앞을 지나간 사람이
동행이었던 누나와 내가 아니라 나혼자였다면 과연 초대받았을까?
글쎄.. 아마 아니겠지 ㅎ
나이는 많으시지만 이 분은 터키인이니까.
여성에게 무한친절.

항상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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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브존으로 함께 떠나기로 한 동행이 없었다면 이 곳에 좀 더 오래 머물렀을까?
9월 말이 되면 이 마을의 이름이기도 한 샤프란 꽃이 곳곳에 핀다고 한다.
밤에만 피는 보라색 꽃.

꽃 피는 샤프란볼루에 다시 한번 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