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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엔 장사없다 - Greece 아테네. 003

Greece 2009. 7. 2. 18:52 posted by 씨에스타
아테네의 상징. 아크로폴리스.

나의 아테네 트래블메이트들은 우연히도 

재혁군은 건축업에 종사하다 여행을 나왔고

희진양은 건축학과를 다니는 학생이다.


둘다 그리스 고대 건축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었고

둘이서 열심히 건축물에 대한 대화를 나눠서

내가 중간에서 좀 심심하긴 했다.


코린트식. 도리아식. 언젠가 미술시간에 들어봄직한 단어들이

간간히 들려왔지만

너무 오래된 기억.


건축학적인 관심은 없어도 파르테논 신전 정돈 나도 관심 있단말이지.

어쨌든 먼저 다녀간 재혁군은 전철역 앞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희진양과 둘이서 아크로폴리스로 향했다.


저기 언덕위가 그 유명한 아크로폴리스이고
아테네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언덕 중간쯤에는 원형극장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콘서트 같은 것이 열릴 예정인지 조명과 음향을 설치중이었다.

이렇게 깊이 들어간 무대에서 음악공연을 하면 그 울림이 얼마나 근사할까

<출처 :  www.essential-architecture.com/EUROPE/GREECE/ >
아크로폴리스의 원래의 모습은 이랬다고 한다.
자그만치 2500년전.
올림포스 신들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곳.

안타깝다.
가까이서 본 이 위대한 건축물은 군데군데 공사중이었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나저나 내가 사진 잘찍게 생겼나보다.
여기서 나에게 사진을 부탁하는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오케. 쓰리 투 원 치~~즈
스마일~~ '

하나둘셋 김치~ 라고 말할 걸 그랬나..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내가 아테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동네가 나온다.

플라카 지구


골목골목으로 노천카페가 줄지어 있고
기념품가게. 옷가게들이 모여있는곳

그리스적이진 않아도. 다분히 유럽적인 분위기
난 이런 골목이 좋다.
몇 시간을 돌아다녀도 지겹지 않은 골목들.

저녁시간. 한국사람 4명이 모여 민박집에서 추천해준
플라카 지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가난한 배낭족의 신분을 망각하고
갖가지 요리와 맥주를 시켜놓고
한국인스러운 수다타임을 가졌다.

15유로쯤 썼던가..
2008년 10월. 1900원이 넘는 극악 환율에
저돈을 주고.
양고기를 사먹다니..

지중해 인접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매번 시도했지만
매번 후회하고 또 후회했던 양고기 요리.
아무리 먹어도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이날. 아침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참  많도 걸었다.
혼자였으면 3일은 걸렸을 일정을 하루에 소화했으니.

그런데도 굳이 또 야경을 보러 가자고 한다.
역시 어린것들이랑 같이 다니면 나만 힘들다.

리카비토스 언덕.
아크로폴리스 반대쪽 저 멀리에 우뚝 솓아 있는 언덕.
내 왠만하면 계단으로 올라가고 싶었으나.
힘들다고 아우성인 두 다리의 불평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는 전망. 얼마나 멋있겠니'
동행들을 설득해서 탄 케이블카.

그런데...


시망..

남산 케이블카를 생각했지.
이런 깜깜한 터널로 올라갈지 내가 어케 알았겠냐고..

좋다고 맨 앞자리 차지한 게 부끄러워지는 순간.

'뭐 어쨌든 편하게 올라갔잖니'


힘들었던 하루도 이 광경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